취재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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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밖 이야기/미주

쿠바, 33년 만에 테러지원국 해제

남지원 2015. 5. 30. 22:05

미국과 국교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는 쿠바가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됐다. 1982년 남미 국가들의 혁명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른 지 33년만의 일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 29일 미국이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공식적으로 삭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4월14일 이같은 방침을 의회에 통보했으며, 의회의 찬반의사 표명 기간인 45일이 지남에 따라 테러지원국 해제 절차를 진행한 것이다. 


이에 따라 쿠바는 무기수출 금지 및 무역제한 등 각종 제재에서 해방되고 미국 금융시스템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미국과 쿠바 간 관계정상화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4차례에 걸쳐 국교정상화 협상을 진행했지만 쿠바가 미국 외교관들의 자국 내 활동 제약을 풀어주려 하지 않았고, 쿠바의 미국 내 금융기관 규제 조치가 완전히 풀리지 않아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공화당은 예상과 달리 지난 45일간의 검토기간 동안 해제를 막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쿠바 국교정상화 드라이브를 격렬히 비판해온 마르코 루비오와 테드 크루즈 등 쿠바계 출신의 공화당 대권주자들도 침묵을 지켜, 오바마 정부는 사실상 쿠바 테러지원국 해제를 ‘무혈 달성’한 셈이다. 


물론 공화당이 반대했더라도 해제를 막을 수는 없었겠지만, 이처럼 ‘쉬운 해제’는 오바마의 새 쿠바 정책이 미국 사회의 쿠바 논쟁을 얼마나 바꿔놓았는지 보여준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공화당은 해제가 확정된 뒤에야 젭 부시 플로리다주 주지사,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이 성명을 내고 “피델 카스트로 체제에서 아무것도 받아내지 못한 채 엄청난 정치적 선물만 안겨줬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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