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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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밖 이야기/미주

미 상원서 이란 핵합의 불승인 사실상 좌절, 오바마의 승리

남지원 2015. 9. 11. 23:21



미국 민주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란 핵합의 불승인 결의안 저지라는 선물을 안겼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하원 양원을 공화당이 장악한 상황에서 이란 핵합의를 민주당의 힘만으로 통과시키는 ‘승리’를 거뒀다.


10일 미 상원이 이란 핵합의 불승인 결의안 토론종결을 위해 진행한 절차투표 결과 찬성 58표, 반대 42표가 나왔다. 상원은 법안이나 결의안을 심의하거나 표결에 부칠 때 절차투표를 진행한다. 이 때 찬성표가 60표 이상 나와야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할 수 있다. 상원의원 100명 중 공화당 54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민주당 의원 44명 중 4명도 찬성에 가세했지만 60표를 넘지는 못했다. 만약 의회 검토 기간 60일이 끝나는 오는 17일까지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로 공화당이 불승인 결의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핵합의안은 그대로 확정된다.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다음 주에 절차투표를 다시 하겠다”고 밝혔다. 하원에도 공화당의 불승인 결의안이 상정돼 있다. 공화당은 소송까지 불사하며 이란 핵합의안 통과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상원의 경우 민주당에서 추가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또 만약 불승인 결의안이 상정돼 통과되더라도 오바마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언해 놓은 상태다. 어떤 상황에서도 공화당의 이란 핵합의안 저지 시도가 성공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 셈이다.


로이터는 “지난 6년 임기 동안 외교정책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거둔 가장 큰 승리”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에서 단 한 표도 얻지 않은 채 자신의 가장 중요한 외교정책과 국내적 성과(오바마케어)를 둘 다 이뤄낸 희귀한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표결은 외교와 미국의 국가안보, 전세계의 안보를 위한 승리”라며 이란 핵합의안 지지에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다.


미 의회가 이란 핵합의안을 신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요구는 날로 커지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핵합의안 지지를 촉구하는 공동 기고문을 게재했다. 이들 정상은 “이란 핵합의는 이란의 핵개발 가능성 저지라는 목표를 달성했다”며 구체적인 성과를 제시하고는 “글로벌 불확실성의 시대에 외교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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