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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밖 이야기/미주

미국 찾는 프란치스코 교황, 최대 화두는 '이민자 포용'

남지원 2015. 9. 16. 23:10

오는 22일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찾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준비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이민자를 포용해야 한다”는 내용일 것이란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도널드 트럼프의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치자”는 주장이 큰 호응을 얻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민개혁 행정명령이 법원의 제동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교황의 메시지가 미국 정치와 사회에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교황은 23일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24일에는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미 의회에서 연설한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이민자를 포용하라는 메시지를 집중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캐네스 해켓 바티칸 주재 미국 대사는 최근 AP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은 미국을 부강하게 해온 근본적 가치인 이민자를 환영해온 긴 역사를 되찾으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며 “1100만 이민자가 불법체류 신분으로 살아가는 미국에 경종을 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에 그려지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거대 벽화. (사진 : AFP)


한걸음 더 나아가 중남미 빈곤에 대한 미국의 구조적 책임을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도널드 커윈 미 이주연구센터 사무총장은 “교황이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다시 돌아가지 못하게 막는 조건들을 언급하고 미국의 리더십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허핑턴포스트에 썼다. 교황은 미국의 행동이 전세계의 가난한 나라에 끼치는 영향을 깊이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폴리티코가 전하기도 했다.


방미 일정의 ‘디테일’에서도 교황이 이민자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교황은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빠듯한데다 너무 정치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계획을 수정했다. 방미 기간 내내 교황은 의회연설 등 4회만 빼고 나머지 14회 연설을 모두 영어 대신 자신의 모국어인 스페인어로 소화한다. 교황이 히스패닉계 이민자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은 매우 상징적이다. 교황은 뉴욕과 필라델피아에서 이민자들을 직접 만나기도 할 예정이며, 이 중 일부는 불법체류 신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늘 이민자와 난민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교황 자신이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이민 2세기도 하다. 2013년 취임 직후 교황이 처음으로 찾은 곳은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들의 첫 기착지인 이탈리아 람페두사 섬이었다. 최근 유럽 난민 사태에서는 한 교구에 한 가구씩 난민을 받으라고 촉구하며 바티칸이 먼저 나서 난민 2가구를 수용하겠다고 서약하기도 했다.


이민자 사회와 이민개혁론자들은 교황 방미가 이민자에 대한 적대감을 줄이고 불법체류자들의 비인도적 구금을 끝낼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민자 여성 100명은 교황 방미를 맞아 15일 불법이민자 구치소가 있는 펜실베니아 요크를 출발해 22일 워싱턴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100마일 대장정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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