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도널드 트럼프가 '무슬림을 사랑한다'고 말한 사연은 본문

나라 밖 이야기/미주

도널드 트럼프가 '무슬림을 사랑한다'고 말한 사연은

남지원 2015. 9. 20. 23:19

“나는 무슬림을 사랑한다. 그들은 위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19일 아이오와주 어번데일 고교 홈커밍데이 행사장에서 CNN 기자의 질문에 한 대답이다. “무슬림을 장관으로 등용할 것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문제없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이민자 혐오 발언으로 수차례 비난받았던 트럼프가 왜 갑자기 무슬림을 칭송하고 나섰을까.


트럼프가 뜬금없이 무슬림 찬양에 나선 것은 한 지지자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무슬림설’에 동조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지난 17일 뉴햄프셔주 유세에서 한 지지자가 “우리 나라에서 문제다. 알다시피 현직 대통령도 무슬림이고 심지어 미국인도 아니다. 그들을 언제 제거할 수 있나”라고 묻자 이를 바로잡기는커녕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나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그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심지어 트럼프는 다른 지지자가 “오바마가 외국에서 태어난 무슬림이라고 말한 신사에게 박수를 보낸다.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하자 “맞다(right)”라고만 답하고 다른 질문으로 넘어갔다. 오바마 대통령이 무슬림이며 미국에서 태어나지도 않았다는 주장은 미국 사회에 퍼진 대표적 음모론이다.


백악관과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 주자들까지 비판 수위를 올리자 트럼프는 결국 같은 날 슈퍼팩 주최 포럼 참석 일정을 취소했다. 그는 19일 트위터에 “내가 어떤 말을 하지 않고도 논란을 만든 것은 처음”이라며 “누군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나쁜 말을 한다고 해서 내가 그를 변호해줘야 할 의무가 있느냐. 내가 그 말을 막았다면 미디어들은 발언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나를 비난했을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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