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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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밖 이야기/미주

미 차세대 폭격기 사업 ‘노스롭’이 따냈다

남지원 2015. 10. 27. 23:00

앞으로 50여년간 미국 공군의 주력무기가 될 차세대 장거리전략폭격기(LRSB) 사업자로 B-2 스텔스폭격기를 만들었던 노스롭그루먼이 선정됐다. 800억달러(약 90조5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이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차세대 LRSB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보잉-록히드마틴 컨소시엄과 노스롭그루먼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B-2를 개발한 전력이 있는 노스롭그루먼이 사업을 수주하게 됐다. 

이름이나 구체적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AP통신 등은 B-1과 B-2에 이어 B-3라는 가칭을 붙였다. 가칭 B-3는 이전 모델인 B-2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출발해 전 세계 어디라도 폭격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춘다. 스텔스 기술을 채택하고 있어 적국 영공에 깊숙이 침투해 폭격하더라도 적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다. 존재 자체만으로 적들에게 심리적 공포를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앞선 전략폭격기들처럼 수소폭탄을 수십발 탑재할 수 있으며 핵무기 탑재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B-3는 대당 평균가격이 5억6400만달러(약 6380억원)에 이른다. 미 공군은 2025년까지 B-3 100대를 구입해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전략폭격기 가격에 기술 및 개발비용 235억달러를 더하면 총 사업비용은 800억달러에 이른다.

스텔스폭격기 .


미 공군이 장거리전략폭격기 사업에 목매는 이유는 현 기종들이 너무 오래됐기 때문이다. 미 공군이 현재 운용하는 전략폭격기 중 가장 운용대수가 많은 B-52는 실전 배치된 지 61년이나 돼, 이미 사용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던 기령을 훌쩍 넘어섰다. B-1도 도입 30년이나 됐다. 그나마 최신 기종이 B-2인데 이조차 벌써 21년이나 운용됐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전략폭격기는 B-2밖에 없다.

노스롭의 차세대 LRSB 가상도.


차세대 전략폭격기 사업은 2010년 한 차례 논의됐지만 규모가 크고 비용도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무산됐다가 이듬해부터 재추진됐다. 하지만 연방의회가 국방예산을 대폭 삭감하려는 이 시기에 차세대 폭격기 개발이 무리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공군은 러시아와 중국이 추진하는 군사 현대화에 맞서려면 노후 폭격기를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크 웰시 미 공군참모총장은 지난 8월 “1962년에 출시된 자동차로 포뮬러원 경주에 나간다면 우스운 일일 텐데, 우리는 지금 1962년산 비행기로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미 펜타곤이 예산부족 때문에 드론 공습 의존도를 높여가는 상황이어서 향후 사업비용이 올라갈 가능성이 큰 차세대 폭격기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무기회사들에 예산을 퍼주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이번 사업자 선정으로 방위산업계 지형도도 흔들릴 것으로 내다봤다. B-2를 대체하는 새 전략폭격기 사업을 따내지 못하면 방위산업분야를 사실상 접어야 할 위기에 몰렸던 노스롭그루먼은 군수항공업계의 거인 보잉과 록히드마틴에 이어 신흥강자로 자리매김할 기회를 잡았다. 반면 차세대 전투기 입찰에서는 F-35를 개발한 록히드마틴에 밀리고 전략폭격기에서는 노스롭그루먼에 치인 보잉은 당분간 전투용 항공기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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