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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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밖 이야기/미주

칠레 정부, 파블로 네루다 타살 가능성 인정

남지원 2015. 11. 6. 23:00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칠레의 대표 시인 파블로 네루다(사진)가 군부에 타살당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칠레 정부가 인정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는 5일(현지시간) 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네루다가 다른 이유 때문에 사망했을 가능성을 칠레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칠레 내무부는 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같은 내용의 문건을 지난 3월 작성했다고 인정했다. 이 문서는 “네루다의 죽음은 제 3자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내무부는 전문가 조사단이 아직 논쟁중이며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도 밝혔다.

네루다는 칠레뿐만 아니라 20세기 중남미와 전세계의 대표 시인 중 하나로 꼽히며, 197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칠레의 대표적 좌파 정치인이기도 하다. 1945년 상원의원으로 당선되고 공산당에 입당했으며 야당 시절 탄압을 받아 도피생활을 하기도 했다. 절친한 사이였던 아옌데 전 대통령이 1970년 당선된 뒤에는 파리 주재 칠레 대사로 임명됐다. 하지만 1973년 9월11일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미 중앙정보국(CIA)의 지원으로 쿠데타를 일으켜 아옌데 전 대통령을 축출했다. 아옌데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네루다는 충격을 받고 망명을 계획했지만 칠레를 떠나기 하루 전날이던 9월23일 병원에 실려갔고, 갑작스레 사망했다. 69세의 비교적 고령이었고 전립선암과 다른 질병들로 치료를 받고 있던 네루다의 죽음은 공식적으로는 자연사로 정리됐다.

하지만 군부가 그의 죽음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1990년 칠레 민주화 이후 논란은 더욱 커졌다. 네루다의 운전사이자 비서는 2011년 네루다가 암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했을 때 피노체트 정권에 독살당했다고 주장했다. 칠레 정부는 2013년 그의 시신을 조사했고, 독살당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네루다의 유족들은 이 발표를 믿지 못하고 추가 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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