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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의회 속기록에 "한일 위안부 합의 따라 위안부 유네스코 등재 적절히" 본문

우리나라 이야기/여성

일본 의회 속기록에 "한일 위안부 합의 따라 위안부 유네스코 등재 적절히"

남지원 2016. 10. 13. 18:57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이 지난해 체결한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 이행과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사이의 연관성을 언급한 일본 의회의 속기록이 공개됐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오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사업에서 발을 뺀 이유가 위안부 문제 합의 때문이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23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지난 1월12일자 일본 중의원 예산위원회 속기록을 보면,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행위가 위안부 합의에서 언급한 비난·비판에 해당하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기시다 외무상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에 대응하는 것도 한국 정부는 이번 합의에 따라 합의 이행 중이라 적절하게 대응할 것으로 우리는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여부가 한·일 합의 이행과 연관성이 있다는 언급이다. 

기시다 외무상은 세계기록유산 등재와 관련해 이어지는 질문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거듭 이야기했다. 박 의원은 “거듭된 발언 내용을 볼 때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과 관련된 내용이 합의에 포함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공식 입장을 내고 “이번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은 민간단체에서 주도한 사안으로 지난해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와는 무관하다”며 “당시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도 윤병세 장관은 이러한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3년부터 위안부 기록물 등재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듬해부터는 여성가족부가 본격적으로 추진해 왔지만 지난해 말 위안부 문제 합의 이후부터 돌연 ‘민간의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문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정황은 지금까지 수차례 나왔다. 기시다 외무상은 지난해 12월28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 직후에도 일본 기자들에게 “한국이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일본 언론들은 위안부 문제 합의에 한국이 위안부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을 보류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외교부는 이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강은희 여가부 장관은 이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올해 예산에 편성됐던 등재사업 지원 예산 4억4000만원 미집행 이유에 대해 “지난해 문화재청에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민간 차원에서 등재를 신청하는 것이 좋다고 했으며, 그 이후로 민간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더 이상의 예산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춘숙 더민주 의원이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은 민간에서 하더라도 정부에서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지 않으냐”며 “여가부에서 그간 열심히 준비해 왔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예산지원 방안을 다시 한번 의논해 달라”고 거듭 촉구했지만 강 장관은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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