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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이야기/아동·가족

맞춤형 보육 종일반 수요예측 실패

남지원 2016. 10. 13. 19:00

다음달 1일 시행되는 맞춤형 보육제도의 종일반 신청 서류를 심사한 결과, 종일반으로 판정된 영아 비율이 정부 전망치인 80%를 크게 밑도는 73%로 집계됐다. 

정부는 어린이집 단체들과 만나 기본보육료 동결 및 종일반 자격기준 완화 여부를 논의했으며 30일 오후 협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제도 시행일을 코앞에 두고도 자격기준 등이 확정되지 않아 학부모들과 현장 어린이집들의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달 말 기준 종일반 영아 비율이 73%로 집계됐으며 다음달 제도 시행 이후 맞춤반 이용 부모의 취업, 임신 등 종일반 자격 이동 사유가 3% 정도 발생해 올해 말이면 종일반 비율이 76%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29일 밝혔다. 

복지부는 어린이집 단체들의 요구 사항인 다자녀 기준 완화(3자녀→2자녀) 등이 실제로 적용된다면 종일반 영아 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어린이집 단체들은 맞춤반 보육료가 종일반보다 20% 낮아 맞춤반 영아 비율이 높을 경우 경영이 어려워진다며 기본보육료 동결과 다자녀 기준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어린이집 단체들과 기본보육료 및 다자녀 기준 완화 여부를 놓고 협상을 벌였다. 

여야가 지난 16일 다자녀 기준을 일부 2자녀 가구까지 포함하도록 완화할 것을 정부에 주문한 뒤로 자녀 2명을 둔 학부모들이 기준 변경을 기대해 왔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혼란이 클 것으로 보인다. 

맞춤형 보육을 전면 시행하기 이틀 전에야 종일반 판정 통보가 끝난 데다 종일반 자격기준 변경 여부는 시행 하루 전날 발표되는 상황에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불만을 토로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종일반 편성을 원하는데도 종일반 자격을 얻지 못하게 된 ‘사각지대’도 예상보다 커졌다. 

국회 입법조사처 박선권 입법조사관의 ‘맞춤형 보육 시행에 따른 문제점 및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경기 가평군과 제주 서귀포시, 경기 평택시에서 실시한 시범사업에서는 각각 99%, 90%, 79%가 종일반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범사업보다 종일반 판정 비율이 큰 폭으로 낮아진 것이다. 박 조사관은 “학부모들이 자격증명서를 발급받을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하거나 무급가족종사 등을 입증하기 어려워서 종일반 신청을 자신있게 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추측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수요예측 실패로 정책 추진의 근거에 대한 의문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류 접수과정에서 여러 차례 논란이 제기됐던 종일반 허위 서류를 향후 어떻게 걸러내느냐는 또 다른 숙제다. 

비교적 종일반 이용 비율이 낮을 것으로 보이는 농어촌 지역의 경우 어린이집 경영난도 우려된다. 

서영숙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평균치인 만큼 농촌 등에서는 종일반 비율이 더 낮아질 수 있다”며 “사업 초기는 시범사업 기간의 연장이라고 보고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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