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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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KBS 보도개입] 이정현과 청와대의 3가지 거짓말

남지원 2016. 10. 13. 19:05

청와대가 2014년 KBS의 세월호 보도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제기된 후 청와대와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내놓은 해명 자체가 거짓말로 드러나며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사태가 발생한 지 나흘째 공식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 측이 내놓은 해명은 당장 3가지 지점에서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우선 “홍보수석으로서 위기상황에서 언론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 제 역할이다. 사실과 다른 뉴스가 나가면 당연히 잘못됐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는 이 전 수석의 해명이다. 3일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남긴 ‘국장업무일일기록’(비망록)에 따르면 이 전 수석은 홍보수석이 되기 전에도 KBS 보도에 개입했다. 비망록에는 이 전 수석이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재직하던 2013년 5월13일에도 김 전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 방미 성과를 잘 다뤄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전 수석과 김 전 국장 간 통화 후 KBS에서는 윤창중 전 대변인의 워싱턴 성추행 관련 보도가 타 방송사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사실관계가 달라 대응한 것’이라는 이 전 수석의 해명도 맞지 않다. 이 전 수석이 문제 삼았던 2014년 4월30일자 보도는 당시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답변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보도에 적시된 사실관계와 국방부 답변자료 내용이 일치한다. 이 전 수석은 세월호 참사 전인 2013년 10월에도 김 전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청와대 뉴스를 맨 마지막에 편집한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사실관계를 정정하는 ‘본연의 임무’와는 거리가 멀다.

이 전 수석이 김 전 국장과의 통화에서 “해경이 잘못한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고 따진 것도 사실관계와 다르다. 세월호 참사 당시 검찰은 해경에 대한 수사를 벌여 김경일 당시 해경 123정장을 퇴선방송 명령 등 초기 구조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했고 대법원은 지난해 징역 3년형을 확정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해경이 즉각적으로 인명 구조활동을 펼쳤다면 희생을 크게 줄일 수도 있었다”며 해경을 해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홍보수석의 KBS 세월호 보도개입은 통상업무’였다는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의 국회 운영위원회 발언에 대해 “청와대의 언론관은 유신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냐”고 일제히 비판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해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통상적 업무 차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입을 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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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홍보수석 통상업무”…이정현, 정무수석 때도 전화
비망록엔 ‘성 추문 축소’ 요구…윤창중 사건 이후 홍보 맡아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비서실 업무보고에서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에 대해 “홍보수석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 협조를 했던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수석은 홍보수석이 되기 전 정무수석 시절에도 김시곤 당시KBS 보도국장에게 협조 요청을 했다. 김 전 국장이 2013년 작성한 비망록에 따르면 이 전 수석은 정무수석으로 재임하던 2013년 5월13일 김 전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의 방미 성과를 잘 다뤄달라”고 요구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워싱턴 성추행’ 사건으로 파문이 일고 있던 시기다. ‘홍보수석의 임무’라는 청와대 해명과 달리 홍보 업무와 관련없는 위치에 있던 시절에도 보도에 개입한 것이다. 이 전 수석은 윤 전 대변인 성추문 다음달인 6월3일 홍보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비망록에 따르면 이날 길환영 당시 KBS 사장은 김 전 국장에게 “내일부터는 ‘윤창중 사건 속보’를 첫번째로 다루지 말라”고 지시했다. 다음날 김 전 국장은 ‘윤창중 속보를 3건에서 2건으로 줄여 3번째와 4번째 꼭지로 보도했다’고 기록했다. 당일 MBC SBS는 윤 전 대변인 관련 보도를 각각 6건, 5건 보도했으며 순서도 맨 앞에 배치했다.

당시 KBS 보도국 편집팀에는 “윤 전 대변인 그림 사용 시 청와대 브리핑룸 브리핑 그림, 태극기 그림 사용금지”라는 공지 문구가 나붙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2. “오보에 대한 대응”…국방부 자료 보도가 왜곡인가
국방위 제출 자료 인용 보도…추후 해명도 ‘해경 주도’ 적시

KBS 세월호 보도통제 논란의 당사자인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난 1일 “사실관계가 틀린 보도를 바로잡는 차원이었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이 전 수석이 ‘오보’라고 지적한 리포트는 KBS가 2014년 4월30일 <뉴스9>에서 구조 초기 해경이 민간업체 언딘을 우선 잠수시키고 해군 잠수를 막았으며, 이 때문에 해군 정예요원이 활동할 수 있었던 시간을 허비했다는 보도다.

하지만 당시 KBS는 국회 국방위원회 진성준 의원에게 국방부가 직접 제출한 답변자료를 토대로 보도했다. 이 자료에는 세월호 참사 당일인 4월16일 해군 특수부대 UDT가 잠수를 미실시한 이유에 대해 “탐색구조를 주도하고 있는 해경에서 잠수작업을 통제해 해경 잠수팀 우선 입수”라고 설명돼 있다. 

KBS는 독자적 현장취재를 통해 “정부가 해경에게 지휘권을 줬으니까 해군은 해경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현장 구조당국 관계자의 진술도 확보해 보도했다. 이 전 수석은 “국방부가 내놓은 해명자료를KBS가 반영하지 않아 협조요청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방부는 4월30일 오후 “재난구호 책임기관인 해경의 주도 아래 탐색구조활동을 실시하고 있으며, 해군은 해경과의 긴밀한 협조 아래 탐색구조활동을 실시해 왔다”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냈다. 하지만 해경이 민간업체를 우선 잠수시켰다는 핵심적인 사실관계를 반박하지는 못했다. 


3. “해경은 잘못 없다”…검찰 기소·법원 실형 내렸는데
검찰, 부실대응 수사 확대…123정 정장 기소, 징역 3년

“이 앞의 뉴스에다가 지금 해경이 잘못한 것처럼 그런 식으로 내고 있잖아요.” 지난 2014년 4월21일 저녁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KBS 보도국장 김시곤씨에게 전화를 걸어 한 말이다. 

이 의원의 주장처럼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에 나선 해경에 잘못은 없었을까.

세월호 참사 때 검찰은 해양경찰에 대한 수사를 벌여 경위급 1명을 기소했다. 2014년 4월 참사 발생 직후 검경 합동수사본부와 인천지검 등은 세월호 선원들과 선사 쪽에 수사력을 집중했다. 그러다 13일째인 28일 목포해경을 압수수색하면서 해경 쪽 부실 대응에 대한 수사로 확대했다. 

결국 검찰은 부실한 구조로 세월호 승객들을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 등으로 김경일 123정장을 기소했고, 대법원은 지난해 그에게 징역 3년을 확정했다. 

법원 판결을 보면 김 정장은 참사 당일 사고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세월호와의 교신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승조원 임무 배치 등을 조치해야 했지만 임무에 소홀했다. 또 세월호 쪽에 알리거나 123정의 방송장비를 이용해 승객 퇴선을 유도하지 못한 과실도 인정됐다.

박 대통령은 그해 5월19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고심 끝에 해경을 해체하기로 결론내렸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해경이 사고 직후 즉각적으로 인명구조 활동을 펼쳤다면 희생을 크게 줄일 수도 있었다”며 “해경이 사실상 구조업무에 실패한 것은 관련 업무를 등한시하고 수사와 외형적인 성장에 집중해온 구조적 문제 탓”이라고 밝혔다. 해경은 이후 국민안전처 산하 ‘해양경비안전본부’로 흡수 통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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