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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공영방송(2)]경영 틀어쥔 이사회의 여당 편중.. 국민의 방송은 없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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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공영방송(2)]경영 틀어쥔 이사회의 여당 편중.. 국민의 방송은 없다

남지원 2016. 10. 13. 19:08

지난 1월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이 “최승호 PD, 박성제 기자는 증거 없이 해고했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백 본부장이 방송 편성에 개입했다는 정황도 나왔다. 당시 MBC를 관리감독하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회에는 녹취록 사건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안건이 여러 번 올라왔지만 이사회 차원의 진상규명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사회에 나온 백 본부장은 “공식적이지 않은 자리에서 녹취된 것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부당하다”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한 야권 추천 이사는 당시 “여당 측 이사들의 비호를 업고 저렇게 당당한 것”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KBS EBS는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고, MBC는 재원의 대부분을 광고수익으로 조달하지만 방문진법에 ‘공적 책임’이 명문화돼 있어 상업방송이 아닌 공영방송으로 분류된다. 공영방송의 편향 뒤에는 사장 임명제청권과 공영방송 경영 관리감독 권한을 쥔 이사회의 편향이 깔려 있다. KBS 이사회 구성비는 여야 7 대 4, 방문진 이사회는 6 대 3, EBS 이사회는 7 대 2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통합방송법을 제정하면서 여야가 정치적으로 타협한 결과물이다. 이사를 추천하는 정부와 여당의 영향력이 이사회에 그대로 내려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영상의 모든 주요한 결정들이 여당 편중 일변도인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그러다보니 잡음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 5월 KBS 이사회는 기존 조직을 사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조직개편안을 의결했다. 당시 “공영성에 대한 고려가 없고 수익을 올리는 데만 몰두해 시사교양 영역이 위축될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야권 추천 이사들도 이에 반대하다 퇴장하기까지 했지만 여당 측은 단독으로 밀어붙였다. ‘이승만 망명 요청설’ 보도를 이사회 안건으로 올리려 시도하거나 역사 다큐멘터리 <뿌리깊은 미래>를 두고 “북한의 입장에서 쓴 듯한 부분이 있다”고 발언하는 등 수차례 보도·편성 개입 논란을 일으킨 이인호 이사장은 야당 측 이사들의 반발에도 여당 측 이사들의 단독 표결로 지난해 9월 이사장직을 연임했다.

여당 추천 이사들의 독주를 막을 장치가 없는 이사회는 여당의 공영방송 개입을 절차적으로 정당화하는 도구일 뿐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2013년 국회에는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가 구성됐다. 당시 여야 추천 동수 10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는 KBS EBS 이사 수를 13인으로 늘리고 여야 추천 이사 비율을 7 대 6으로 바꿔 이사회 내 과도한 불균형 문제를 시정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사장을 임명제청할 때에는 여야가 합의를 통해 적합한 인물을 선정할 수 있도록 재적 이사의 3분의 2 혹은 5분의 4가 찬성하는 특별다수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이 모아졌다.

MBC에 대해서만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맥락에서 함께 논의해야 한다” “공영방송의 정체성 문제를 먼저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자문단 2차 회의 직후인 2013년 9월26일 헌법재판소가 “MBC가 공영방송사”라는 취지의 결정을 내려 논란이 종료되는 듯했지만 여당의 반대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인 자문단 합의내용은 최종보고서에 담기지 못했다. 

언론계에서는 ‘이정현 녹취록’ 파문을 계기로 공영방송이 정권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고, 보도독립성을 확충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능희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이사회 여야 구성비를 합리화하고 사장 선임 시에는 특별다수제를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재호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장은 “편향적인 사장 아래서도 보도의 독립성과 제작의 자율성을 지킬 수 있도록 편성위원회를 노사 동수로 구성해야 한다는 규정을 방송법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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