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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이야기/보건·복지

메르스 악몽 잊었나.. 선별진료 흐지부지

남지원 2016. 10. 13. 19:16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확산의 큰 원인이었던 응급실 감염을 막기 위해 이후 응급실 감염예방 대책이 마련됐지만, 일선 의료기관들이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고 후 점검에 비해 불시점검 때의 이행률이 뚝 떨어지는 것으로 집계돼 점검을 예고할 때만 마지못해 감염병 예방 조치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이달부터 현장점검에 나서고 제재 강화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병 의심환자를 미리 선별하고 일반 응급환자와 격리된 공간에서 진료받을 수 있는 ‘선별진료’를 실시하고 응급실 출입통제와 명부 작성을 시행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응급실 감염예방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복지부가 올해 3차례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이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는 의료기관은 갈수록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145개 기관에 점검 일시를 예고하고 실시한 1차 조사에서는 응급실 입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환자를 분류한 응급실이 95.9%였다. 하지만 점검기간만 미리 알린 채 60개 기관을 불시점검한 지난 5월 2차 조사에서는 77.6%로 떨어졌고, 예고 없이 40개 권역응급센터를 불시점검한 7월 3차 조사에서는 65%만 환자 분류를 실시했다. 

보호자·방문객 출입통제를 한 병원도 1차 조사에서는 96.6%였지만 2차에서는 84.4%, 3차에서는 75%로 줄어들었다. 의료기관 상당수가 보건당국이 점검을 나올 때만 감염예방 조치를 한 셈이다. 

복지부는 응급의료기관 대부분이 격리병상 설치 등 시설공사를 진행 중인 데다 이용자들이 통제를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3차 조사에서 이행률이 10%포인트 넘게 준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8~9월 전국 145개 권역·지역응급센터와 일부 지역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불시에 4차 점검에 나서 선별진료와 출입통제 실태 등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31일 밝혔다. 

선별진료는 응급의료법 시행규칙에 규정돼 있지만 강제성이 없어 의료기관들이 따르지 않아도 처벌이나 행정조치가 불가능하고, 응급실 출입통제 등은 법령으로 규정돼 있지 않은 권고사항에 불과하다. 

복지부는 아울러 분기별로 불시 현장점검을 정례화하고 감염예방 조치 이행 여부를 응급의료기관 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별진료와 출입통제 미이행이 반복되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명단을 공개하거나 선별수가 산정에서 제외하는 등 제재도 강화한다. 응급실 선별진료와 출입통제 등을 법률로 의무화하는 응급의료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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