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민간어린이집 보육바우처 사용률 ‘국공립’의 3배 본문

우리나라 이야기/아동·가족

민간어린이집 보육바우처 사용률 ‘국공립’의 3배

남지원 2016. 10. 13. 19:30

두 돌이 갓 지난 아이를 서울의 한 민간어린이집 맞춤반에 보내는 ㄱ씨(31)는 최근 어린이집으로부터 “어린이집 운영이 어려우니 제공되는 긴급보육바우처를 매달 전부 써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전업주부이고 아이가 하나뿐이라 하루 6시간의 보육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 적이 없지만 거듭된 요구에 ㄱ씨는 바우처 시간만큼 아이를 더 어린이집에 맡겨야 할지 고민 중이다.

어린이집 맞춤반 아동들에게 월 15시간씩 추가로 제공되는 긴급보육바우처가 이처럼 어린이집 편의에 맞춰 편법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정황이 나왔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복지부 산하 사회보장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긴급보육바우처 사용 현황’을 보면 민간어린이집·가정어린이집 맞춤반 아동과 국공립어린이집 맞춤반 아동의 바우처 사용률이 최대 3배까지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맞춤형 보육 제도가 시행된 7월1일부터 8월4일까지 약 한 달간 민간어린이집 맞춤반 아동 77%, 국공립어린이집의 경우 22%만이 10시간 이상을 사용했다. 바우처의 절반인 7.5시간 이상 사용한 경우 역시 민간어린이집과 가정어린이집이 각각 93.4%와 90.9%인 반면 국공립어린이집은 55.6%에 불과했다.

제도 도입 취지대로 학부모들이 필요한 시간에만 바우처를 사용했다면 어린이집 유형별로 사용률 격차가 크게 발생할 이유가 없다. 상대적으로 상황이 열악한 민간어린이집들이 종일반에 비해 적은 맞춤반 보육료 지원금액을 보충하기 위해 학부모들에게 바우처를 사용하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맞춤반 보육료는 종일반에 비해 20% 감액돼 지급되지만 바우처를 모두 사용하면 보육료 격차가 3%로 줄어든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바우처 사용을 강요하는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행정지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희 의원은 “일부 어린이집이 학부모들에게 바우처 사용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애초 맞춤형 보육 정책이 학부모 수요가 아니라, 복지부가 정한 기준시간에 맞춰 계획되고 실행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0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