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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이야기/보건·복지

한미약품, 공시 한달 전 임상 중단.. 계약해지 알았나

남지원 2016. 10. 13. 19:34

한미약품이 폐암 신약 ‘올리타정(성분명 올무티닙)’의 임상 부작용을 공시 한 달 전 알고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미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이 지난 8월 말 올리타정의 임상시험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공개했다. 

정춘숙 의원에 따르면 한미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은 임상시험 절차를 관리하는 전문가 기구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에 지난 8월23일 “권고를 받아들여 새 임상시험 환자를 받지 않고 환자들에게 새 올무티닙 개발 계획을 알리겠다”는 e메일을 보냈다. DMC는 이에 앞서 두 회사에 신규 임상시험 환자를 받지 말고 기존 피험자들에게도 위험성 문제로 임상시험이 중단된다고 알리라는 권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는 “베링거인겔하임은 계획된 임상시험을 중단하고 한미약품이 새 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라고도 밝혔다. 한미약품은 “시장 상황에 따라 임상시험 계획 수정을 위해 잠시 중단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미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이 폐암치료제 올리타정(성분명 올무티닙)의 기술계약 공식 취소 한 달 전 위험성 관련 지적을 받고 임상시험을 한 차례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문건을 보면,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는 한미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에 “새로운 임상시험 환자 모집을 중단해야 한다”, “모든 임상시험 대상자들에게 시험 중단 결정을 통보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임상시험을 중단해야 하는 사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위험성과 유익성 비율(unfavorable risk/benefit)”이라고 언급했다. DMC는 임상시험에서 환자의 안전을 관리하는 독립기구로 부작용이 발생한 약에 대해서는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하기도 한다. 두 회사는 이에 대한 답변으로 “추가 임상시험을 중단하라는 데 동의한다”며 “베링거인겔하임은 계획된 임상시험 진행을 중단하고 한미약품이 새 임상시험을 진행한다”고 적었다.

당장 한미약품이 기술계약 취소 전 ‘전조’를 읽고도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미약품은 이 e메일을 DMC에 보낸 뒤 한 달여 만인 29일 오전 호재성 공시를 했고, 같은 날 오후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기술수출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으며 이 사실을 다음날인 30일 오전 주식시장이 열리고 30분 뒤에야 공시했다. 한 달 전 임상시험이 중단된 신약의 계약해지 사실이 하필이면 호재 하루 뒤에 공시된 셈이다. 

한미약품은 “임상시험 중단 시기에 계약해지를 짐작했을 것이라는 추측은 과도한 비약”이라고 즉각 해명했다. 한미약품 측은 “글로벌 임상 2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글로벌 3상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였는데 글로벌 시장 상황이 변함에 따라 임상시험 계획을 잠시 중단하기로 하고 이를 DMC에 알린 것”이라고 밝혔다. 위험성이 유익성보다 크다는 언급에 대해서는 “경쟁약품에 비해 그렇다는 것”이라고 했고, 베링거인겔하임에서 한미약품으로 임상시험 주체가 바뀐 데 대해서는 “새 3상 계획을 한미약품이 짜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미약품은 DMC가 임상시험을 중단하라고 권고했다는 데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정춘숙 의원은 “이미 한 달 전인 8월23일 (계약을) 포기할 뜻을 한미약품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약품이 해명하는 것처럼 약에 문제가 없었다면 DMC가 임상시험을 중단하라고 권고를 할 이유도 없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돈인 임상시험에서 시장상황 변경을 이유로 중단했다는 것은 오해를 살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서는 올리타정을 국내에서 제한적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한 질타도 쏟아졌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를 열고 한미약품의 ‘늑장 공시’ 의혹과 관련해 이관순 대표이사를 오는 18일 금융부문 종합감사 일반증인으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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